유어집 교산 리포트 ① — 하남 교산을 정부 고시와 원문 자료로 다시 읽는 연재입니다. 이번 편은 블록 이름의 규칙을 다룹니다.
결론부터. 교산의 블록 이름 앞글자는 그 블록에 들어설 아파트의 평형을 알려줍니다. A는 전용 60㎡ 이하, B는 60~85㎡, C는 85㎡ 초과, M은 주상복합입니다. 그러니까 국민평형 84㎡를 노린다면 봐야 할 것은 B블록입니다. 그리고 그 B블록의 자리는 지금 32.1%에서 29.5%로 줄어드는 중입니다.
교산 자료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A2, A8, B1, C1, M13 같은 이름이 계속 나옵니다. 저는 처음에 이것이 그냥 순번인 줄 알았습니다. 1블록, 2블록 하는 식으로 매긴 번호에 알파벳을 붙여둔 것이라고요. 그런데 어느 자료에도 이 이름이 무엇을 뜻하는지 설명한 대목이 없었습니다. 기사에도, 공식 홈페이지에도 없었습니다.
답은 뜻밖의 곳에 있었습니다.
1. 범례 한 귀퉁이에서 찾은 것
교산지구 원주민재정착위원회가 2021년 5월, 보상을 앞둔 주민들에게 배포한 종합토지이용계획도가 있습니다. 지구 전체를 한 장에 담고 블록마다 면적과 금액을 적어둔, 말하자면 주민용 실무 지도입니다. 언론에는 실리지 않는 종류의 자료입니다.
그 지도의 오른쪽 위 귀퉁이, 범례 옆에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A - 60㎡ 이하 54.5%
B - 60㎡ ~ 85㎡ 32.1%
C - 85㎡ 이상 13.4%
M - 주상복합
블록 앞글자가 전용면적 구간이었습니다.
세 숫자를 더하면 정확히 100%가 됩니다. 즉 이건 임의로 적어둔 메모가 아니라 지구 전체의 평형 구성을 나타내는 공식 수치입니다.
2. 진짜 맞는지 확인하는 법
해석은 언제나 틀릴 수 있습니다. 다행히 이 규칙은 검증할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교산에서 지금까지 실제로 분양된 블록이 딱 하나 있기 때문입니다. A2블록입니다.
A2블록은 2025년에 본청약을 받았고, 공급된 평형은 이렇습니다.
| 전용면적 | 세대수 |
|---|---|
| 51㎡ | 343세대 |
| 55㎡ | 26세대 |
| 58㎡ | 23세대 |
| 59㎡ | 723세대 |
| 합계 | 1,115세대 |
전부 60㎡ 이하입니다. A = 60㎡ 이하라는 규칙과 정확히 맞아떨어집니다. 우연이라기에는 1,115세대가 예외 없이 한 구간에 들어가 있습니다.
3. 그래서 무엇을 봐야 하나
규칙이 성립한다면, 교산에서 무엇을 찾느냐에 따라 봐야 할 블록이 갈립니다.
| 찾는 평형 | 봐야 할 블록 | 비중 |
|---|---|---|
| 전용 60㎡ 이하 (소형) | A블록 — A2, A3, A5, A8, A9, A11, A17, A20, A21… | 59.3% |
| 전용 60~85㎡ (국민평형 84㎡) | B블록 — B1, B4, B5, B7, B10… | 29.5% |
| 전용 85㎡ 초과 (대형) | C블록 — C1, C2… | 11.2% |
| 주상복합 | M블록 — M1, M4, M5, M8, M13… | 별도 |
지금까지 공개된 교산 관련 공고와 계획을 보면 A블록의 이름이 압도적으로 자주 등장합니다. A2, A3, A5, A6, A8, A9, A11, A17, A20, A21까지 확인됩니다. 반면 B블록은 B1 하나가 GH 사업으로 잡혀 있고(하사창동, 693세대, 착공 2031년·준공 2034년 예정), 나머지는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즉 84㎡를 기다리는 사람에게 교산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셈입니다.
4. 그런데 그 자리가 좁아지고 있습니다
여기서부터가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입니다.
앞서 본 54.5 / 32.1 / 13.4는 2021년 시점의 구성입니다. 그런데 2024년 12월, 국토교통부가 지구계획 3차 변경을 고시하면서 이 구성이 달라졌습니다.
| 전용면적 | 2021년 | 2024년 3차 변경 | 변화 |
|---|---|---|---|
| 60㎡ 이하 (A) | 51.9% | 59.3% | +7.4%p |
| 60~85㎡ (B) | 35.0% | 29.5% | −5.5%p |
| 85㎡ 초과 (C) | 13.1% | 11.2% | −1.9%p |
같은 변경에서 교산의 계획 주택은 33,037호에서 36,697호로 3,660호 늘었습니다. 언뜻 반가운 소식처럼 들립니다. 집이 더 생긴다는 뜻이니까요.
그런데 늘어난 방식을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땅을 더 확보한 게 아니라 같은 땅에 집을 더 잘게 나눈 것에 가깝습니다. 소형 비중이 7.4%p 오르는 동안 중형과 대형이 함께 내려갔습니다.
국민평형을 기다리는 사람 입장에서는, 기다리는 대상이 줄어드는 중이라는 뜻입니다.
5. 다만 이 해석의 한계도 적어둡니다
이 글의 근거가 된 배포도는 2021년 5월 자료입니다. 그 뒤로 지구계획이 세 차례 바뀌었습니다. 그러니 다음 두 가지는 분명히 해두겠습니다.
첫째, 블록 번호는 바뀌었을 수 있습니다. 2021년의 B4가 지금도 B4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다만 접두어가 평형 구간을 뜻한다는 규칙 자체는 A2블록의 실제 분양 실적으로 뒷받침됩니다.
둘째, 비중 숫자는 3차 변경분을 따랐습니다. 위 표의 2024년 열이 현재 유효한 값입니다.
그리고 아직 확인하지 못한 것도 있습니다. 교산 전체 39개 주택블록 가운데 세대수와 용도가 공개된 것은 12개, 6,554호뿐입니다. 전체 36,697호의 약 18%입니다. 나머지 82%는 아직 도면 위의 이름으로만 존재합니다. B블록이 정확히 몇 개이고 어디에 놓이는지도 그 안에 있습니다.
교산 블록을 볼 때 확인할 것
- 관심 있는 공고의 블록 이름 앞글자를 먼저 확인한다 (A/B/C/M)
- 84㎡를 원한다면 B블록 공고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점을 인지했다
- A블록 소형으로 먼저 진입하는 선택지도 함께 검토했다
- 2025년 10월 15일부터 하남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 청약통장 납입 인정총액을 청약홈에서 확인했다 (공공분양은 가점이 아니라 저축액 순)
정리
교산의 블록 이름은 순번이 아니라 분류였습니다. A는 60㎡ 이하, B는 60~85㎡, C는 85㎡ 초과, M은 주상복합. 국민평형 84㎡는 B블록에 있고, 그 B블록의 비중은 32.1%에서 29.5%로 줄었습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일정은 대부분 A블록에 몰려 있어, 84㎡를 기다리는 사람에게 교산은 아직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이 규칙을 알아두면 앞으로 교산 공고를 읽는 방식이 조금 달라집니다. 공고문에서 평형표를 찾기 전에 블록 이름부터 보면 됩니다. 첫 글자 하나로 그 공고가 나와 상관있는지 없는지가 갈립니다.
작은 발견이지만 저는 이런 종류의 정보가 오래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시세는 매달 바뀌고 정책은 국회에서 또 바뀌지만, 도면에 붙은 이름의 규칙은 지구가 완성될 때까지 그대로 있을 테니까요.
다음 편 예고 — 유어집 교산 리포트 ②
다음 글에서는 입주하고 지하철이 오기까지 얼마나 걸리는가를 다룹니다. 미사는 6년 2개월을 기다렸고, 감일은 2019년에 입주해서 지금도 없습니다. 교산은 몇 년일까요. 날짜를 계산해보면 3기 신도시를 통틀어 가장 짧은 숫자가 나옵니다. 그 숫자가 무엇이고,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지 정리하겠습니다.
이후로는 자족용지를 깎아 집을 늘린 3차 변경의 속사정, 미사가 입주 12년 차에도 풀지 못한 상가 공실 문제, 정거장 여섯 곳의 위치와 지하 55m짜리 역까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