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어집 교산 리포트 ⑤ — 하남 교산을 정부 고시와 원문 자료로 다시 읽는 연재입니다. 이번 편은 정거장 여섯 곳의 깊이를 다룹니다.
결론부터. 교산을 지나는 송파하남선 정거장은 여섯 곳입니다. 그중 104정거장 하나만 지하 7층, 심도 55m로 계획돼 있습니다. 나머지 다섯 곳은 지하 2~4층입니다.
55m가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잘 안 옵니다. 그래서 이미 있는 역과 대봤습니다. 수도권에서 가장 깊은 지하철역은 8호선 산성역, 55.4m입니다. 104정거장은 그것과 사실상 같은 깊이입니다.
그리고 산성역은 지상 출입구에서 승강장까지 걸어 내려가는 데 최단 5분, 최장 8분이 걸립니다.
2편에서 “교산은 입주하고 3년이면 지하철이 온다”고 썼습니다. 3기 신도시 가운데 가장 짧은 시차라는 것도요. 이번 편은 그 지하철이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역이 생기는 것과 역이 가까운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1. 정거장 여섯 곳, 어디에 놓이나
송파하남선은 3호선 오금역에서 하남시청역까지 11.7km를 잇습니다. 정거장은 여섯 곳입니다.
| 번호 | 가칭 | 위치 | 심도 | 층 |
|---|---|---|---|---|
| 100 | 오륜삼거리 | 송파구 오륜·오금동 경계, 위례성대로 삼거리 하부 | 24.4m | 지하 2층 |
| 101 | 감일 | 감일백제로 × 감일순환로 | 25.8m | 지하 2층 |
| 102 | 춘궁 | 하사창동, 교산 서측 | 21.2m | 지하 2층 |
| 103 | 교산 | 교산동, 교산 중심부 | 34.7m | 지하 4층 |
| 104 | 신덕풍·천현 | 덕풍동·천현동 경계, 하남드림휴게소 남측 40m | 55m | 지하 7층 |
| 105 | 하남시청 | 신장동, 5호선 환승 | 40m | 지하 4층 |
심도·층수는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2024년 7월)과 이를 보도한 경인일보(2024.07.04) 기준입니다. 실시설계 과정에서 조정될 수 있습니다.
교산 지구 안에 들어오는 것은 102·103·104 세 곳입니다. 101은 감일, 105는 하남시청, 100은 서울 송파구입니다.
103번이 교산 중심부를 맡습니다. 이 역은 장래 GTX-D·F 노선 수용 가능성을 고려해 지하 4층으로 계획됐습니다.
2. 왜 104번만 그렇게 깊은가
104정거장이 놓이는 자리는 하남드림휴게소 남쪽 40m 지점입니다.
여기가 문제인 이유는 위에 중부고속도로가 지나가기 때문입니다. 고속도로와 휴게소 시설을 그대로 둔 채 그 아래로 터널을 통과시키려면, 구조물을 피해 충분히 아래로 내려가야 합니다. 깊이는 선택이 아니라 결과입니다.
이 위치는 오래 논의된 끝에 정해졌습니다. 원도심 덕풍동 주민들은 다른 지점(천현동 246-1 일대)을 원했고, LH는 북쪽으로 300m까지만 이동 가능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결국 2024년 7월 공개된 기본계획에서 드림휴게소 남측 40m로 확정됐습니다.
참고로 하남드림휴게소에는 종합환승센터가 2028년 목표로 계획돼 있습니다. 104정거장과 환승센터가 이어지면 광역버스 환승 거점이 됩니다. 깊이를 감수한 대가가 있는 셈입니다.
3. 55m가 실제로 어떤 뜻인지
숫자만으로는 잘 와닿지 않으니, 이미 그 깊이로 운행 중인 역을 보겠습니다.
국내 지하철역 심도 순위는 이렇습니다.
| 순위 | 역 | 심도 | 층 |
|---|---|---|---|
| 1 | 김포공항역 (서해선) | 83m | 지하 5층 |
| 2 | 만덕역 (부산 3호선) | 64.25m | 지하 9층 |
| 3 | 산성역 (수도권 8호선) | 55.4m | 지하 3층 |
| 4 | 배산역 (부산 3호선) | 55.2m | 지하 8층 |
| — | 교산 104정거장 (계획) | 55m | 지하 7층 |
104정거장은 완공되면 국내에서 손꼽히게 깊은 역이 됩니다. 수도권 기준으로는 산성역과 거의 같은 깊이입니다.
그래서 산성역이 실제로 어떤지가 중요합니다. 서울신문이 2014년에 산성역을 직접 걸어보고 측정한 기록이 있습니다.
| 항목 | 산성역 실측 |
|---|---|
| 지상 → 승강장 (최단, 1번 출구) | 약 5분 |
| 지상 → 승강장 (최장, 3번 출구) | 약 8분 |
| 비상 시 대피 소요 | 10~15분 |
| 에스컬레이터 구성 | 2개 구간 (하나 40m, 하나 30m 초과), 각 구간 1~2분 |
그리고 여기에 국토교통부 기준이 있습니다.
승강장 탈출 4분, 역사 이탈 6분
산성역은 정상 통행조차 이 기준을 넘습니다. 기사가 지적한 것도 그 지점이었습니다. 비상시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가 멈추면 노약자 대피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부산 만덕역(64.25m·지하 9층)은 더 극단적입니다. 에스컬레이터 4개 구간을 전부 타면 약 8분이 걸렸고, 지금은 그 에스컬레이터가 운행 중단 상태입니다. 엘리베이터로는 35초, 비상계단으로는 3분 40초입니다.
4. 그래서 “역세권”이라는 말을 다시 봐야 합니다
부동산 자료에서 역세권은 보통 역 출입구까지의 직선거리로 잽니다. 도보 5분, 도보 10분 하는 식입니다.
그런데 깊은 역에서는 출입구에 도착한 뒤부터 승강장까지 5~8분이 더 걸립니다.
| 구간 | 얕은 역 (지하 2층) | 104정거장급 (지하 7층) |
|---|---|---|
| 집 → 출입구 | 도보 5분 | 도보 5분 |
| 출입구 → 승강장 | 1~2분 | 5~8분 |
| 합계 | 6~7분 | 10~13분 |
같은 “도보 5분 역세권”이어도 실제 승차까지는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출근길에 열차를 한 대 놓치면 그 차이가 더 벌어집니다.
이건 104정거장을 깎아내리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고속도로 아래를 지나야 하는 조건에서 그 깊이는 불가피하고, 대신 환승센터라는 이점이 붙습니다. 다만 분양 자료에 “도보 ○분”이라고만 적혀 있을 때, 그 뒤에 붙는 시간이 정거장마다 다르다는 사실은 알고 보는 편이 낫습니다.
교산 지구 안 세 정거장을 이 기준으로 다시 보면 이렇게 됩니다.
- 102 춘궁 (21.2m·지하 2층) — 가장 얕습니다. 출입구에서 승강장까지 가장 빠릅니다.
- 103 교산 (34.7m·지하 4층) — 중간입니다. 교산 중심부를 맡습니다.
- 104 신덕풍·천현 (55m·지하 7층) — 가장 깊습니다. 대신 환승센터 연계 가능성이 있습니다.
5. 출입구 개수를 늘려달라는 요구가 있었습니다
여기서 하남시가 실제로 한 일이 하나 있습니다.
2026년 2월, 3호선 연장 하남 구간의 시공사 입찰이 전 공구에서 성립했습니다. 그런데 하남시가 경기도와 협의해 입찰안내서에 이런 조항을 넣었습니다.
정거장 외부 출입구는 수요조사·지자체 협의·주민 의견 등 이용객 편의를 검토하여 기본계획 출입구 수 이상으로 계획
출입구가 많아지면 집에서 출입구까지의 거리가 짧아집니다. 깊이 자체는 못 줄여도 지상 구간은 줄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설계가 확정되기 전에 조건을 걸어둔 것이라 실효성이 있는 조치입니다.
6. 지금 어디까지 왔나
미래 일정이 걸린 사업이므로, 확정된 것과 목표를 나눠 적겠습니다.
| 구분 | 내용 | 상태 |
|---|---|---|
|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 2022.07 (B/C 0.6, AHP 0.509) | ✅ 확정 |
| 기본계획 승인 | 2025.07.22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 ✅ 확정 |
| 총사업비 | 1조 8,356억원 | ✅ 확정 |
| 하남 구간 전 공구 입찰 성립 | 2026.02 — 2공구 남광토건·대보건설 / 3공구 진흥기업·금광기업 / 4공구 극동건설·동부건설 | ✅ 확정 |
| 착공 | 2027년 | ⏳ 목표 |
| 개통 | 2032년 | ⏳ 목표 |
| 하남드림휴게소 종합환승센터 | 2028년 | ⏳ 목표 |
| 교산 → 강남고속터미널 | 약 70분 → 40분대 | ⏳ 추정 효과 |
확인 시점 2026년 8월 18일
개통 목표는 당초 2028년이었다가 2024년 5월에 2032년으로 4년 밀렸습니다. 지금의 2032년은 그 조정 이후의 목표입니다.
다만 전 공구에서 복수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해 유찰 없이 시공사가 정해진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같은 하남에서 9호선 연장(강동하남남양주선)은 6개 공구 중 3개 공구가 반복 유찰돼 일정이 불투명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3호선은 그 관문을 통과했습니다.
7. 교산 정거장을 볼 때 확인할 것
- 관심 있는 블록이 102·103·104 중 어느 정거장 권역인지 확인했다
- 해당 정거장의 심도와 지하 층수를 확인했다 (102는 지하 2층, 104는 지하 7층)
- “도보 ○분 역세권” 표기에 출입구에서 승강장까지의 시간이 빠져 있다는 점을 인지했다
- 104정거장은 하남드림휴게소 환승센터(2028년 목표) 연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함께 봤다
- 개통 목표 2032년이 당초 2028년에서 4년 밀린 뒤의 일정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 심도·층수는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기준이며 실시설계에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인지했다
정리
송파하남선 정거장은 여섯 곳이고, 교산 지구 안에는 102·103·104 세 곳이 들어옵니다. 이 가운데 104정거장만 지하 7층, 심도 55m입니다. 위로 중부고속도로가 지나가기 때문입니다.
55m는 수도권에서 가장 깊은 8호선 산성역(55.4m)과 사실상 같은 깊이입니다. 산성역은 지상에서 승강장까지 최단 5분, 최장 8분이 걸리고, 이는 국토교통부의 승강장 탈출 4분 기준을 넘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도보 5분 역세권”이라는 표현은 정거장마다 뜻이 다릅니다. 지하 2층인 102정거장과 지하 7층인 104정거장은 출입구에 도착한 뒤부터 갈리기 때문입니다.
사업 자체는 **기본계획 승인(2025.07.22)과 전 공구 입찰 성립(2026.02)**을 마쳤습니다. 착공 2027년, 개통 2032년이 현재 목표입니다.
깊은 역이 나쁜 역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지하 55m를 파야 지나갈 수 있는 자리라면 그렇게 파는 게 맞고, 그 대신 환승센터가 붙습니다. 다만 도면에 적힌 숫자가 아침마다 몇 분으로 바뀌는지는, 살기 전에 알아두는 편이 낫습니다. 그 몇 분은 하루에 두 번, 몇 년 동안 반복되니까요.
다음 편 예고
여기까지가 유어집 교산 리포트 1차 연재입니다. 블록 이름의 규칙, 입주와 지하철의 시차, 자족용지와 3조원 AI 클러스터, 미사가 남긴 상가 공실, 그리고 정거장 여섯 곳의 깊이까지 다섯 편을 실었습니다.
다음 회차에서는 아직 이름만 있는 나머지 82%의 블록으로 돌아갑니다. 교산 39개 주택블록 가운데 세대수와 용도가 공개된 것은 12개, 6,554호뿐입니다. 나머지가 공개되는 순서와 시점을 추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