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1부에서 창릉의 10년 시간표를 봤다면, 2부는 그 시간이 청약통장 주인들에게 어떤 값으로 돌아왔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021년 사전청약 때 안내된 추정분양가는 본청약에서 블록별로 14.6~17.1% 올랐습니다. 84㎡ 기준으로 약 1억원, 올여름 본청약을 치른 S4 블록은 약 2억원이 올랐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포기율에 그대로 나타났습니다. 사전청약 당첨자 가운데 첫마을은 26.6%, S1 우미린은 41.4%가 본청약을 포기했습니다.
미리 말해두면, 이 글은 “창릉이 비싸졌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른 확정분양가조차 주변 시세보다는 낮았고, 청약 경쟁률은 여전히 세 자릿수를 오갔습니다. 이 글이 하려는 이야기는 조금 다릅니다. 사전청약이라는 제도가 약속한 것과 실제로 지켜진 것 사이의 간격, 그 간격을 숫자로 재보는 일입니다. 유료 리포트를 준비하며 모은 창릉의 청약 데이터 전부를 이 한 편에 정리했습니다.
1. 창릉의 사전청약은 세 번 있었다
사전청약은 본청약보다 1~3년 먼저 당첨자를 정해두는 제도입니다. 2021년,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을 가라앉히려고 정부가 꺼낸 카드였고, 창릉에서는 세 차례 진행됐습니다.
| 회차 | 시기 | 블록 | 물량 | 추정분양가(대표) | 경쟁률 |
|---|---|---|---|---|---|
| 4차 공공 사전청약 | 2021.12 | S5·S6·A4 | 1,697호 | 84㎡ 6억7,300만 | 공공분양 평균 36.6대 1, 84㎡ 165.7대 1 |
| 2022년 7월 사전청약 | 2022.7 | S1·S4 | 1,394호 | 84㎡ 6억원 안팎 | 지구 평균 20.3대 1 |
| 뉴:홈 1차 사전청약 | 2023.2 | S3(나눔형) | 877호 | 84㎡ 5억원대 중반* | 일반공급 84㎡ 82.4대 1 |
S3 추정분양가는 공식 공고 원문 대조가 어려워 당시 정리 자료 기준의 참고치입니다.
경쟁은 치열했습니다. 2021년 4차 사전청약에서 창릉의 청약저축 최고 납입액은 3,410만원, 매달 10만원씩 28년을 부은 통장이 들어왔습니다. 이 대기열의 깊이가 창릉 청약 이야기의 바탕입니다.
2. 4년 뒤에 도착한 고지서
사전청약의 약속은 “추정”이라는 단서를 달고 있었습니다. 그 단서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했는지, 2025년 2월 첫마을 본청약에서 처음 확인됐습니다.
| 블록·평형 | 추정분양가(2021) | 확정분양가(2025) | 인상 폭 |
|---|---|---|---|
| A4 55㎡ (신혼희망타운) | 4억 7,289만 | 5억 5,375만 | +8,086만 (+17.1%) |
| S6 74㎡ | 6억 2,078만 | 7억 1,149만 | +9,071만 (+14.6%) |
| S5 84㎡ | 6억 7,300만 | 7억 7,289만 | +9,989만 (+14.8%) |
| S4 84㎡ (2026 본청약) | 6억원 안팎 | 8억 1,217만~8억 6,719만 | 약 +2억 (보도 기준) |
이유는 단순합니다. 사전청약과 본청약 사이에 45년이 흘렀고, 그사이 공사비가 크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확정분양가는 본청약 시점의 땅값과 건축비로 다시 계산됩니다. 제도가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지만, “추정분양가”라는 말을 “약속된 가격”으로 읽은 사람에게는 1억2억원의 차이가 배신처럼 도착했습니다.
여기에 조건 변경 논란도 겹쳤습니다. S3(이익공유형) 사전청약 당시 안내되던 연 1.9~3.0% 고정금리의 전용 모기지가 올해 본청약 공고문에서는 빠지고 일반 디딤돌 대출 안내로 바뀌어, 당첨자들이 반발했습니다. 가격에 이어 돈 빌리는 조건까지 달라진 셈입니다.
3. 네 명 중 한 명이 떠났다
인상된 고지서 앞에서 당첨자들이 내린 결정이 위 차트의 오른쪽입니다.
| 블록 | 사전청약 당첨 유지자 | 포기 | 포기율 |
|---|---|---|---|
| 첫마을 A4·S5·S6 | 1,401명 중 1,028명 | 373명 | 26.6% |
| S3 (이익공유형) | 880명 중 626명 | 254명 | 28.9% |
| S4 | 779명 중 533명 | 246명 | 31.6% |
| S1 (우미린 그레니티) | 362가구 배정 중 212명 신청 | 150가구 | 41.4% |
4년을 기다린 당첨자 네 명 중 한 명, 많은 블록에서는 다섯 명 중 두 명이 문 앞에서 돌아섰습니다. 오른 분양가를 감당할 수 없었거나, 기다리는 사이 사정이 달라졌거나, 다른 계산이 섰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이 표에는 반전이 있습니다. 떠난 자리를 새 수요가 즉시 채웠다는 점입니다. 포기분이 포함된 일반공급 경쟁률은 첫마을 평균 53.2대 1, S5 84㎡는 410대 1이었고, 올해 5월 S1 우미린도 평균 61.2대 1을 기록했습니다. 7월 S3·S4 특별공급에는 1만 8천여 명이 몰렸습니다(S4 67.8대 1, S3 20.1대 1 — 일반공급 최종 결과는 아직 종합 발표 전이라, 나오는 대로 이 글을 갱신하겠습니다).
같은 가격이 당첨자에게는 포기의 이유가 되고, 새 신청자에게는 여전히 기회가 됩니다. 오른 확정분양가조차 인근 원흥의 84㎡ 실거래(9억 2천만~10억 5천만원)보다 낮기 때문입니다. 사전청약 당첨자의 손해와 창릉이라는 지구의 매력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 이 데이터가 말해주는 가장 중요한 구분입니다.
4. 숫자 뒤에 남은 두 가지 기록
하나, 올여름의 집회. 2026년 7월 24일, S4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약 2억원의 분양가 상승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단지에서 당첨자들이 거리로 나온 것은 제도의 신뢰가 어디까지 소모됐는지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둘, 그래도 통장은 줄을 섭니다. 2025년 첫마을 본청약의 당첨 커트라인은 S5 84㎡ 기준 청약저축 2,876만원, 약 23년 납입이었고, 최고 기록은 3,890만원(31년 이상)이었습니다. 사전청약 제도가 흔들리는 동안에도, 서울 옆 새 아파트를 기다리는 대기열은 오히려 길어졌습니다.
이 두 장면이 공존하는 것이 지금 창릉의, 그리고 한국 청약 시장의 현재라고 저희는 읽습니다.
5. 창릉 청약을 준비한다면
- 남은 블록(S2 1,057가구 나눔형 등)에 청약할 계획이라면, 공고문의 분양가를 최종 가격이 아니라 기준 시점의 가격으로 읽고 자금 계획에 여유를 뒀다
- 사전청약이 아닌 본청약(확정분양가) 단지는 가격이 그대로 확정된다는 차이를 구분했다
- 이익공유형(S3 방식)은 시세보다 싸게 사는 대신 5년 의무거주, 처분 시 차익의 30% 공공 귀속 조건이 붙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 확정분양가와 인근 실거래가(원흥 84㎡ 9억대) 를 직접 비교해 내 기준의 가격 판단을 해봤다
- 커트라인 데이터(84㎡ 저축액 2,876만원)를 보고 내 통장 납입액으로 노려볼 평형을 현실적으로 골랐다
- 대출 조건은 공고문 원문으로만 확인했다 — 사전 안내 자료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이번 S3의 교훈이다
정리
창릉의 사전청약 데이터를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추정분양가는 4년 사이 15% 안팎, 많게는 2억원이 올랐고, 당첨자의 26.6~41.4%가 떠났으며, 그 빈자리는 더 긴 대기열이 채웠다.
사전청약은 가격의 약속이 아니라 순서의 약속이었습니다. 그 사실을 몰랐던 사람들이 값을 치렀고, 제도는 신뢰를 잃었고, 그런데도 창릉의 청약 경쟁률은 3기 신도시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이 세 문장이 모두 참이라는 것이 이번 편에서 저희가 확인한 내용입니다.
숫자를 다 보고 나면 남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그렇게 들어간 새집에서, 출근길은 얼마나 걸릴까. 다음 편의 주제입니다.
다음 글 예고
창릉 리포트 3부에서는 지구 밑을 이미 지나가고 있지만 서지 않는 GTX-A와 창릉역·고양은평선의 시간표, 그리고 첫 입주(2027년 말)와 철도 개통 사이의 공백기를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