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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릉 리포트 1부 — 유출된 도면 위에서 시작한 신도시

창릉 리포트 1부 — 유출된 도면 위에서 시작한 신도시

결론부터. 교산에 이어 두 번째 신도시 리포트를 시작합니다. 이번 지구는 고양 창릉입니다. 3기 신도시 다섯 곳 가운데 창릉을 먼저 고른 이유는 분명합니다. 창릉은 3기 신도시 중 가장 시끄럽게 태어났고, 지금은 가장 앞서 달리고 있는 지구이기 때문입니다.

시끄러웠다는 것은 이런 뜻입니다. 발표도 하기 전에 개발 도면이 밖으로 새어 나가 후보지에서 잘렸고, 반년 뒤 되살아나 발표되자 이번에는 옆 동네 일산이 들고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앞서 있다는 것은 숫자가 말해줍니다. 3기 신도시 최초의 본청약(2025년 2월)이 창릉에서 열렸고, 2026년 3기 신도시 착공 물량의 25%가 창릉 몫이며, 첫 입주 목표는 2027년 12월로 다섯 지구 중 선두권입니다.

이 시리즈는 교산 리포트와 같은 방식으로 갑니다. 보도자료의 문장이 아니라 고시문·공고문·실제 기록의 숫자로 창릉을 읽겠습니다. 1부는 그 출발점인 시간표입니다.

1. 창릉은 어떤 지구인가

항목내용
위치고양시 덕양구 원흥·동산·용두·향동·화전·도내·행신·화정·성사동 일원
면적8,119,006㎡ (본단지 789만 + 기업이전단지 22.9만)
규모주택 38,000호 · 계획인구 92,000명 — 3기 신도시 중 왕숙에 이어 두 번째
시행경기도·LH·경기주택도시공사·고양도시관리공사
서울과의 거리경계까지 최단 약 1km — 3기 신도시 중 서울 도심 접근성 최고 평가
사업 준공 목표2029년 (목표)

고양 창릉지구 블록 배치도 — A4·S5·S6 첫마을 블록과 GTX-A 노선 (출처: LH 입주자모집공고)

지도에서 눈에 들어오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지구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GTX-A 노선, 그리고 그 옆에 붙은 첫마을 세 블록(A4·S5·S6)입니다. 창릉 이야기의 큰 축인 교통과 청약이 이 지도 한 장에 다 들어 있는 셈인데, 각각 4부와 3부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2. 발표 전에 도면이 새어 나갔다

창릉의 시간표는 발표가 아니라 사건에서 시작합니다.

2018년 가을, 정부가 수도권 신규 택지를 검토하던 시기에 고양 원흥 일대의 개발 구상 도면이 외부로 유출됐습니다. 후보지가 미리 알려지면 투기가 몰리고, 실제로 지구 안 화전동의 토지 거래가 5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결과는 즉각적이었습니다. 그해 12월 19일 3기 신도시 1차 발표(왕숙·교산·계양)에서 고양은 명단에서 빠졌습니다.

그렇게 끝나는 듯했던 이야기는 반년 만에 뒤집힙니다. 2019년 5월 7일, 정부는 유출됐던 원흥 일대를 포함해 더 크게 그린 창릉지구 813만㎡·3만 8,000호를 발표합니다. 유출로 잘렸던 땅이, 유출됐던 범위보다 넓어져 돌아온 겁니다.

발표 직후에는 일산이 들고일어났습니다. 창릉은 일산신도시와 서울 사이에 자리 잡기 때문에, “서울 수요를 창릉이 다 가로채면 일산은 뭐가 되느냐”는 반발이었습니다. 관련 청원에 하루 6천 명이 몰렸고, 주민들은 지구지정 취소 소송까지 냈습니다(이후 기각). 지정 직후에는 도면이 또 한 번 시중에 돌았다는 논란까지 있었으니, 창릉의 첫 3년은 신도시 계획이 아니라 신도시를 둘러싼 다툼의 기록에 가깝습니다.

이 출생 과정을 길게 적는 이유가 있습니다. 시리즈 뒷부분에서 반복해 만나게 될 창릉의 두 얼굴, 그러니까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3기 신도시”라는 매력과 “주변 도시와 수요를 나눠 가져야 하는 위치”라는 부담이 모두 이 출생 과정에 이미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3. 시간표 — 구간을 하나씩 끊어 계산했습니다

글 상단의 차트가 이번 절의 전부입니다. 연혁을 나열한 자료는 여러 곳에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구간에서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는 아무도 계산해주지 않습니다. 사업시행자인 경기주택도시공사가 공개한 추진경위의 날짜를 그대로 받아서 구간별로 뺐습니다.

계산 방법

  • 날짜 출처: 경기주택도시공사 고양창릉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추진경위(지구지정 고시 2020.03.06, 지구계획 승인 2021.11.30, 지구계획 변경 1차 2022.11.02, 부지조성공사 착공 2023.06.22, 지구계획 변경 2차 2023.11.10), 지구 지정 변경 4차는 국토교통부고시 제2024-372호(2024.07.15)
  • 발표일은 2019년 5월 7일, 첫 주택 착공은 2024년 11월, 첫 입주 목표는 2027년 12월입니다
  • 구간은 일자까지 반영한 만(滿) 개월로 계산했습니다. 착공 이후 일정은 월 단위만 공개돼 있어 ±1개월 오차가 있습니다
  • 기준일 2026년 9월 17일
구간시작끝소요발표 기준 누적
발표 → 지구지정 고시2019.05.072020.03.069개월9개월
지구지정 → 지구계획 승인2020.03.062021.11.3020개월30개월
지구계획 승인 → 부지조성 착공2021.11.302023.06.2218개월49개월
부지조성 착공 → 첫 주택 착공2023.06.222024.1116개월65개월
첫 주택 착공 → 첫 입주(목표)2024.112027.1237개월102개월

가장 긴 구간은 집을 짓는 37개월이 아니라, 그 앞에 놓인 서류의 시간입니다. 발표에서 삽을 뜨기까지 49개월, 전체의 48%가 땅을 건드리기도 전에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이 계산에서 눈에 걸리는 대목이 하나 더 있습니다. 지구계획 승인 → 부지조성 착공 18개월과 부지조성 착공 → 첫 주택 착공 16개월이 거의 같습니다. 계획을 받아 들고 땅을 파기 시작할 때까지 걸린 시간이, 땅을 다 파고 아파트 기초를 놓을 때까지 걸린 시간과 비슷하다는 뜻입니다. 신도시 일정에서 행정 절차가 차지하는 몫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값입니다.

계획은 땅을 판 뒤에도 바뀌었습니다

추진경위를 날짜순으로 다시 읽으면 계획 변경이 끼어 있습니다. 이 간격도 계산했습니다.

시점내용직전 사건으로부터
2021.11.30지구계획 승인—
2022.11.02지구계획 변경 1차11개월
2023.06.22부지조성공사 착공7개월
2023.11.10지구계획 변경 2차착공 4개월 뒤
2024.07.15지구 지정 변경 4차 (국토교통부고시 제2024-372호)착공 12개월 뒤

부지조성공사가 시작된 지 4개월 만에 지구계획이 한 번 더 바뀌었습니다. 착공이 계획 확정을 뜻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고, 교산에서 확인했던 것과 같은 구조입니다. 교산도 2021년 승인 이후 세 차례 바뀌면서 주택이 3,660호 늘고 자족 비중이 줄었습니다. 신도시의 숫자는 발표 시점의 값이 아니라 마지막 고시의 값이라는 점을 기억해두면 좋습니다.

사전청약 당첨자가 실제로 기다리는 기간

같은 단지를 두고도 언제 당첨됐는지에 따라 대기 시간이 달라집니다. 첫마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이렇습니다.

당첨 시점입주(목표)대기
사전청약 당첨자2021년 12월2027년 12월72개월 (6년)
본청약 당첨자2025년 2월2027년 12월34개월 (2년 10개월)
차이38개월 (3년 2개월)

사전청약 당첨자의 대기 기간은 본청약 당첨자의 2.12배입니다. 사전청약이 준 것은 “먼저 확보한 자리”였지만, 그 자리를 받아 든 사람이 실제로 지불한 것은 3년 2개월의 추가 대기였습니다. 이 기간에 분양가와 금리가 어떻게 움직였는지는 4부에서 다룹니다.

공정률로 입주 목표를 검증해봤습니다

창릉 첫마을의 공정률은 두 시점이 공개돼 있습니다. 2026년 4월에 21%에서 26% 사이였고 6월에는 28.7%에서 31.8% 사이입니다. 2개월 동안의 진행 속도를 그대로 연장해서 100%에 닿는 시점을 계산했습니다.

2026.042026.06월 진행남은 공정선형 환산 완공
진도가 빠른 블록21.0%28.7%3.85%p71.3%p2027년 12월
진도가 느린 블록26.0%31.8%2.90%p68.2%p2028년 5월

거꾸로 물어보면 이렇게 됩니다. 2026년 6월부터 목표 입주(2027년 12월)까지 남은 기간은 18개월입니다.

목표 달성에 필요한 속도실제 속도차이
빠른 블록월 3.96%p월 3.85%p−0.11%p
느린 블록월 3.79%p월 2.90%p−0.89%p

두 달 치 속도를 그대로 연장하면 목표에 닿는 블록이 없습니다. 빠른 블록은 아슬아슬하게 못 미치고, 느린 블록은 다섯 달쯤 늦습니다.

다만 이 환산은 한계가 분명합니다. 건축 공정률은 선형으로 늘지 않습니다. 골조가 올라가는 중반부에 가장 빠르고 마감과 검사 단계에서 다시 느려지는 편이라, 초반 두 달의 속도를 그대로 연장하는 것은 거친 계산입니다. 이 값은 준공 예측이 아니라 “지금 속도가 유지될 경우”의 한 가지 시나리오입니다. 실제 입주 일정은 준공 승인과 사용검사 절차에 따라 정해집니다. 다음 공정률이 공개되면 같은 방식으로 다시 계산해 갱신하겠습니다.

이 자를 8·13 신규택지에 대보면

창릉의 실제 소요 기간을 이번 8월에 발표된 남양주 도심지구(2026.08.13 발표)에 그대로 적용하면 이런 날짜가 나옵니다.

단계창릉 실적도심지구 환산정부 목표
부지조성 착공49개월2030년 9월2030년 상반기 (41~46개월)
첫 주택 착공65개월2032년 1월공개 안 됨
첫 입주102개월2035년 2월공개 안 됨

정부가 제시한 착공 목표는 발표 후 41개월에서 46개월 사이이고, 창릉의 실제 기록은 49개월입니다. 상한과 비교하면 3개월 차이라서 목표 자체는 무리한 수준이 아닙니다. 교산의 57개월과 비교하면 오히려 창릉이 기준선에 가깝습니다.

다만 착공이 끝이 아니라는 점이 이 표의 요지입니다. 착공에서 첫 입주까지 창릉은 53개월을 더 썼습니다. 도심지구 글에서 계산한 것처럼 그 지구는 창릉보다 훨씬 고밀이고 시가지에 가까워 보상 협의가 더 걸릴 수 있습니다. 2030년 착공이라는 목표를 지켜도 집에 들어가는 것은 2030년대 중반이라는 계산입니다.

4. 그리고 지금, 창릉은 선두에 있다

출생은 요란했지만 현재 성적표는 3기 신도시 중 가장 좋은 편입니다. 확인된 사실만 적습니다.

  • 본청약을 3기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습니다(2025년 2월 첫마을). 평균 53.2대 1, 최고 410대 1(S5 84㎡)이라는 경쟁률은 3기 신도시 통틀어 최고 기록입니다.
  • 공사가 계획 공정률보다 앞서 있습니다. 2026년 4월 기준 첫마을 세 블록의 공정률이 21%에서 26% 사이로 모두 계획치를 웃돌고 있고, 6월에는 28.7%에서 31.8%까지 올라왔습니다. 다만 앞 절에서 계산한 것처럼, 계획 공정률을 앞선다는 것과 2027년 12월 입주에 닿는다는 것은 다른 문장입니다. 계획 공정률 자체가 목표 입주보다 여유를 두고 잡혔는지는 공개돼 있지 않습니다.
  • 정부가 가장 공들이는 지구입니다. 올해 3기 착공 물량의 25%가 창릉이고, 7월에는 국무총리와 국토부 장관이 함께 현장을 점검하며 “신속한 공급”을 강조했습니다.
  • 올해 5~7월에만 4,178가구의 본청약(S1 우미린 그레니티, S3·S4 등)이 진행됐습니다.

물론 이 성적표에는 그림자도 있습니다. 사전청약 때 안내된 추정분양가와 본청약 확정분양가 사이의 간격, 당첨자 네 명 중 한 명꼴의 포기, 아직 역이 없는 GTX.

5. 창릉을 읽기 전에 기억할 기준

  • 창릉의 규모는 3.8만호·계획인구 9.2만 명입니다. 왕숙 다음이고 교산과 비슷한 체급입니다
  • **발표에서 첫 입주까지 102개월(8년 6개월)**이고, 그중 49개월(48%)이 착공 전 행정 구간입니다
  • 사전청약 당첨자의 대기는 72개월로 본청약 당첨자(34개월)의 2.12배입니다
  • 부지조성 착공 4개월 뒤에 지구계획이 한 번 더 바뀌었습니다. 착공이 계획 확정을 뜻하지 않습니다
  • 지금까지 본청약이 진행된 물량은 약 4,900가구, 전체의 13% 수준입니다(첫마을 3개 블록 + S1·S3·S4). 창릉의 청약 기회는 대부분 아직 남아 있습니다
  • 입주(2027년 말)와 철도 개통(2030년 이후 목표) 사이에는 시차가 있습니다
  •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3기”라는 강점과 “일산·기존 택지와 수요를 나누는 위치”라는 조건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정리

창릉은 도면 유출로 후보에서 잘렸다가 더 큰 그림으로 되살아난, 3기 신도시 가운데 가장 파란만장하게 태어난 지구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본청약도, 공사도, 정부의 관심도 3기의 맨 앞에 서 있습니다. 발표에서 조성 착공까지 49개월로 교산보다 8개월 빨랐고, 첫 입주 목표는 2027년 12월입니다. 구간을 끊어 계산해보면 발표에서 첫 입주까지 102개월인데 그중 49개월(48%)이 땅을 건드리기 전에 지나갔고, 공정률을 선형으로 연장하면 목표에 닿는 블록이 없습니다(빠른 블록 2027년 12월 턱걸이, 느린 블록 2028년 5월). 이 자를 8·13 신규택지에 대보면 남양주 도심지구의 첫 입주는 2035년 2월입니다.

다만 빠르다는 것과 순탄하다는 것은 다른 말입니다. 창릉의 청약에서는 추정분양가와 확정분양가의 간격이라는 문제가, 교통에서는 역 없이 시작하는 입주라는 문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좋은 소식과 무거운 소식을 한 장씩 넘겨 가며, 이 지구를 끝까지 따라가 보겠습니다.

딜
딜라

수도권 실거주·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공공데이터를 직접 분석합니다. 공식 출처 원문 확인을 원칙으로 합니다.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상품·지역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제도·수치는 발행일 기준이며 이후 개정될 수 있으니, 의사결정 전 공식 출처 원문을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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