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언덕 위 재개발에서 지형이 돈으로 바뀌는 곳은 땅 밑입니다. 서울역 서부에서 유일하게 시공 계약까지 간 청파1구역은 사업개요에 지하 3층으로 적혀 있었는데, 계약 공시에서는 지하 6층이 됐습니다. 계약금액으로 거꾸로 센 연면적은 계획보다 12.4%, 14,006㎡ 넓습니다.
그 늘어난 면적에 계약 단가를 곱하면 약 394억원입니다. 조합원 458명으로 나누면 1인당 약 8,600만원입니다. 같은 비율이 서계 통합구역과 청파2구역에 적용된다면, 감정가 5억원인 조합원의 분담금은 4,300만~4,600만원 늘어납니다. 글 상단의 그림이 그 계산입니다.
1편에서 “서계동과 청파동은 경사지이고, 고저차는 공사비와 단지 배치에 그대로 반영된다”고 적었습니다. 이 글이 그 항목입니다.
고시에 적힌 언덕
네 구역의 공식 자료가 지형을 적은 방식은 제각각입니다. 같은 잣대가 아니어서 순위를 매길 수는 없지만, 넷 다 평지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 구역 | 자료 | 지형 |
|---|---|---|
| 서계 통합구역 | 고시 제2025-188호 | 평균 표고 46.9m, 평균 경사 10.6°. “급경사 구릉지 및 지형적 단차가 큰 지역” |
| 청파2구역 | 고시 제2024-519호 | 경사 10~15° 구간이 30.1%, 표고 50~60m 구간 26.1%, 60~70m 구간 17.6% |
| 청파3구역 | 서울시 가이드라인·보도 | 표고차 약 40m. 단지 중심을 +55 레벨로 잡고 데크 5개 |
| 청파1구역 | 정비계획 | 높이 80m 이하(25층). 경사 수치는 확인 안 됨 |
경사 10°는 100m를 걸어가면 17m 남짓 올라가는 기울기입니다. 청파3의 표고차 40m는 한 층을 3m로 잡으면 아파트 13개 층 높이입니다. 한 단지 안에서 한쪽 끝과 다른 쪽 끝의 바닥 높이가 그만큼 다르다는 뜻입니다.
언덕이 돈이 되는 경로
경사지에 아파트 단지를 앉히는 방법은 크게 둘입니다. 땅을 깎아 평평하게 만들거나, 높이 차이를 지하층과 데크로 흡수하는 것입니다. 서울시 가이드라인은 청파3에 대해 “데크 하부에 커뮤니티시설을 배치”하라고 적었습니다. 높은 쪽과 낮은 쪽 사이를 건물로 메우는 방식입니다.
어느 쪽이든 공사비가 붙습니다. 깎으면 흙막이와 옹벽, 터파기가 늘고, 데크를 세우면 지하처럼 쓰이는 연면적이 늘어납니다. 그런데 이 비용은 정비구역 지정 고시의 추정 공사비에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고시는 평당 단가 하나에 연면적을 곱해 공사비를 잡기 때문입니다.
청파1이 보여 준 숫자
그래서 실제 계약이 중요합니다. 청파1구역의 두 자료를 나란히 놓으면 이렇습니다.
| 정보몽땅 사업개요 | 대우건설 계약 공시 (2026.08) | |
|---|---|---|
| 층수 | 지상 25층 / 지하 3층 | 지상 25층 / 지하 6층 |
| 연면적 | 112,533㎡ | 약 126,539㎡ (계약금액 ÷ 평당 929만원) |
| 공사비 | — | 3,556억 200만원 (부가세 제외) |
계약 공시는 연면적을 직접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계약금액 3,556억 200만원을 조합이 밝힌 평당 공사비 929만원으로 나눠 연면적을 셌습니다. 그 결과 사업개요보다 14,006㎡, 12.4% 넓습니다.
만약 사업개요의 연면적 그대로 같은 단가에 계약했다면 공사비는 약 3,162억원이었을 것입니다. 실제 계약과의 차이가 약 394억원이고, 조합원 458명으로 나누면 1인당 약 8,600만원입니다.
다만 늘어난 면적이 전부 지하인지는 공시로 확인할 수 없습니다. 지하가 3개 층 깊어진 것과 방향이 같다는 것까지가 이 자료로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지하가 깊어진 이유도 공시에는 없습니다. 경사지 때문일 수도 있고, 주차 대수나 하이엔드 브랜드 사양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같은 일이 서계·청파2에 생기면
서계와 청파2는 아직 시공사를 뽑지 않았습니다. 두 구역 고시의 공사비는 각각 연면적에 평당 단가(750만원, 737.8만원)를 곱한 추정입니다. 청파1처럼 설계 단계에서 연면적이 12.4% 늘고 단가는 그대로라면, 공사비도 12.4% 늘어납니다.
5편과 7편에서 뽑은 고시 비례율 표의 기울기로 바꾸면 이렇습니다.
| 서계 통합구역 | 청파2구역 | |
|---|---|---|
| 공사비 1%당 비례율 | −0.74%p | −0.69%p |
| 공사비 +12.4%면 비례율 | 101.02% → 약 91.8% | 101.17% → 약 92.6% |
| 감정가 5억원 조합원의 분담금 | +약 4,600만원 | +약 4,300만원 |
이 계산은 9편의 단가 시나리오와 별개입니다. 9편은 평당 단가가 929만원으로 오르는 경우였고, 이 글은 단가는 그대로인 채 면적이 늘어나는 경우입니다. 둘이 겹치면 효과는 더해집니다.
높이를 해발로 묶은 이유
청파2구역 고시는 높이 한도를 층수와 함께 해발 고도로 적었습니다. 획지 1·2는 25층 이하이면서 해발 150m 이하, 획지 3은 15층 이하이면서 해발 120m 이하입니다.
구역의 상당 부분이 해발 50~70m에 있으니, 해발 150m 한도는 지면에서 80~100m 높이를 허용한다는 뜻입니다. 25층 아파트는 대략 75~80m입니다. 낮은 쪽 땅에서는 여유가 있지만, 해발 70m 근처에 서는 동은 한도에 거의 닿습니다. 높은 땅에 있는 동일수록 층수를 올리기 어렵다는 뜻이고, 언덕 위 단지의 배치가 까다로운 이유가 하나 더 생깁니다.
층고를 3m 안팎으로 놓은 대략의 계산이고, 실제 동 배치는 건축심의에서 정해집니다.
이 글의 한계
자료마다 지형을 재는 방식이 다릅니다. 평균값, 구간 분포, 표고차가 섞여 있어 “어느 구역이 가장 가파르다”는 결론은 내지 않았습니다.
연면적이 늘어난 이유를 모릅니다. 청파1의 12.4%를 경사 탓으로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서계·청파2 시나리오는 “같은 일이 생기면”이라는 가정입니다.
청파3의 높은 쪽 방향은 자료끼리 다릅니다. 서울시 보도자료는 “북고남저”, 보도는 “동측에서 서측으로 높아지는 토지”라고 적어 방향은 쓰지 않았습니다.
정리
- 서계 통합구역은 평균 표고 46.9m·평균 경사 10.6°, 청파2구역은 30.1%가 경사 10~15°, 청파3구역은 표고차 약 40m입니다. 네 구역 모두 구릉지입니다
- 언덕이 돈이 되는 곳은 지하층과 데크입니다. 고시의 추정 공사비는 이 비용을 따로 드러내지 않습니다
- 청파1구역은 사업개요의 지하 3층이 계약에서 지하 6층이 됐고, 계약금액으로 센 연면적은 12.4% 넓습니다. 계획 연면적 기준보다 약 394억원, 조합원 1인당 약 8,600만원 큽니다
- 같은 비율로 서계·청파2의 공사비가 늘면 비례율은 약 92%대로 내려가고, 감정가 5억원 조합원의 분담금은 4,300만~4,600만원 늘어납니다
- 청파2는 높이를 해발 150m로 묶어, 높은 땅에 서는 동일수록 층수 여유가 줄어듭니다
이 글의 수치는 2026년 10월 29일에 각 구역 고시, 서울시 가이드라인, 정비사업 정보몽땅, 대우건설 공시를 확인한 것입니다. 특정 물건의 매수를 권하지 않으며, 개인 분담금은 조합의 추정분담금 자료와 관리처분 단계의 감정평가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