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서계동 재개발은 하나가 아닙니다. 같은 동 안에 성격이 전혀 다른 사업장이 두 개 돌아가고 있습니다.
하나는 서계동 33번지 일대입니다. 11만 2,953㎡에 2,714가구를 짓는 주택정비형 재개발이고, 2026년 7월 2일에 조합설립인가를 받았습니다. 다른 하나는 서계동 116번지 일대입니다. 2026년 6월 22일 모아타운으로 지정된 가로주택·소규모 사업이고, 조합은 그 전부터 따로 있었습니다.
둘은 근거 법도 다르고, 절차도 다르고, 분담금이 정해지는 방식도 다릅니다. “서계동 재개발 어떻게 돼가?”라는 질문에 하나의 답이 있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리고 시야를 조금만 넓히면, 서울역 서부에서 동시에 돌아가는 정비사업이 여섯 곳입니다. 글 상단의 그림이 그 여섯 곳이 지금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를 한 줄씩 늘어놓은 것입니다.
구역을 무엇으로 가르는가
정비사업은 행정동으로 갈리지 않습니다. 세 가지가 구역을 가릅니다.
첫째는 지번입니다. 같은 서계동이어도 33번지 일대와 116번지 일대는 완전히 다른 사업장입니다. 내 집이 어느 지번에 속하는지가 모든 것의 출발점입니다.
둘째는 사업 유형입니다. 재개발, 가로주택정비, 소규모재건축, 모아타운은 이름이 비슷해 보여도 적용 법령이 다릅니다. 재개발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따르고, 가로주택정비와 소규모재건축은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을 따릅니다. 조합 설립 요건도, 사업 기간도, 기부채납 부담도 여기서 갈립니다.
셋째는 진행 단계입니다. 구역 지정 전인 곳과 조합설립을 마친 곳은 같은 지도 위에 있어도 체감 시간이 몇 년씩 차이 납니다.
이 셋을 기준으로 서울역 서부를 정리하면 이렇게 나옵니다.
| 사업장 | 유형 | 규모 | 최근 단계 |
|---|---|---|---|
| 서계 통합구역 (서계동 33번지 일대) | 주택정비형 재개발 | 112,953㎡ / 2,714가구 | 2026.07.02 조합설립인가 |
| 서계동 116번지 일대 | 가로주택정비 · 모아타운 | 11,695.7㎡ / 438가구 | 2026.10.08 관리계획 심의 통과 (준주거 상향) → 6편 |
| 청파1구역 | 재개발 | 32,619.8㎡ / 700가구 | 2026.09 통합심의 신청 → 9편 |
| 청파2구역 | 재개발 | 82,558.4㎡ / 1,905가구 | 2026.06 조합설립인가 → 7편 · 8편 |
| 청파3구역 | 재개발 (신통기획) | 53,602.1㎡ / 1,280세대 내외 | 2026.09.17 신속통합기획 확정 → 12편 |
| 남영동 업무지구 2구역 | 도시정비형 재개발 | 17,658.8㎡ / 657세대 | 2026.09 정비계획 변경고시 (비례율 111.31%) → 13편 |
청파1구역이 가장 앞서 있습니다. 2023년 2월에 조합을 세웠고, 2026년 8월에 3,556억 원 규모 본공사 계약을 맺은 뒤 9월에 통합심의를 신청했습니다. 계약 단가는 평당 929만원으로, 이웃 구역 고시들이 잡은 단가보다 24~26% 높습니다(9편). 반대편 끝에 청파3구역이 있습니다. 2025년 4월 후보지로 뽑혀 2026년 9월에 신속통합기획이 확정된 단계이니, 정비구역 지정부터 앞의 구역들이 지나온 길이 아직 통째로 남아 있습니다.
숫자가 자료마다 다릅니다
서계 통합구역의 세대수를 찾아보면 세 가지 숫자가 나옵니다. 어느 것이 맞고 틀린 게 아니라, 서로 다른 시점의 서로 다른 문서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 출처 | 시점 | 구역면적 | 세대수 | 토지등소유자 |
|---|---|---|---|---|
|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가이드라인 | 2024.06.24 | 113,279㎡ | 약 2,900세대 | — |
| 추진위원회 기준 (보도) | 2026.01 | 112,953㎡ | 2,691세대 | 약 1,900명 |
| 조합설립인가 기준 (보도) | 2026.07 | 112,953㎡ | 2,714가구 | 2,012명 |
가이드라인의 2,900세대에서 인가 기준 2,714가구로 186세대, 6.41%가 줄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에 구역면적은 326㎡, 0.29%만 줄었습니다.
면적이 거의 그대로인데 세대수만 6%대로 빠졌다는 것은, 땅이 깎여서가 아니라 평형 구성이 바뀌었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가구당 대지면적으로 환산하면 가이드라인 때 39.1㎡에서 지금 41.6㎡로 늘어납니다. 같은 땅에 집을 조금 덜 짓고, 대신 한 채를 조금 크게 짓는 방향입니다.
토지등소유자가 1,900명대에서 2,012명으로 늘어난 것도 눈에 걸리는 대목입니다. 사업이 알려지면서 지분이 쪼개졌을 수도 있고, 집계 기준이 정리되면서 달라졌을 수도 있습니다.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어느 쪽인지 가를 수 없습니다. 다만 분모가 늘면 조합원 한 사람 몫은 줄어듭니다. 이 숫자가 왜 움직였는지는 구역별 글에서 조합 공개자료를 열어 따로 확인하려 합니다.
참고로 조합설립인가일도 자료마다 7월과 8월이 섞여 있는데, 인가서 교부일을 직접 명시한 보도는 2026년 7월 2일입니다. 창립총회가 4월 25일이었으니 두 달 조금 넘게 걸린 셈입니다.
빌라 값을 대지지분으로 바꿔 보면
재개발 구역에서 집값을 전용면적으로 비교하면 거의 의미가 없습니다. 새 아파트를 받을 권리의 크기를 정하는 것은 내가 쥔 땅의 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보도에 실린 매물 사례를 대지지분 평당가로 환산해봤습니다.
| 구역 | 매물 | 가격 | 대지지분 | 지분 평당가 |
|---|---|---|---|---|
| 서계 통합구역 | 전용 43㎡ 빌라 | 14억원 | 39㎡ | 1억 1,867만원 |
| 청파2구역 | 빌라 (호가) | 7억 9,000만원 | 26㎡ | 1억 45만원 |
| 청파1구역 | 연립주택 | 15억 5,000만원 | 64㎡ | 8,006만원 |
| 청파1구역 | 다세대주택 | 19억 5,000만원 | 79㎡ | 8,160만원 |
사업 진도가 가장 앞선 청파1구역이 지분 평당가로는 가장 낮게 나옵니다.
보통은 단계가 올라갈수록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값이 붙는다고들 이야기합니다. 여기서는 그 반대 모양이 나왔습니다.
실거래 원자료로 다시 확인했습니다 (10월 19일 추가)
위 표는 보도에 실린 매물 몇 건이라 그대로 믿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국토교통부 연립다세대 매매 실거래가 원자료로 같은 질문을 다시 물었습니다. 이 자료에는 거래 건마다 대지권면적이 들어 있어서 사례가 아니라 분포를 볼 수 있습니다.
용산구 3년치(2023년 10월~2026년 10월) 2,677건 중 서계동 97건, 청파동 234건이었습니다. 중개거래만 남기고 계약해제 건은 뺐습니다.
먼저 보도 사례부터. 서계동에서 대지지분 30~50㎡ 구간의 실거래는 11건이고, 지분 평당가 중위는 7,823만원입니다. 보도에 실린 1억 1,867만원은 같은 구간 중위보다 51.7% 높습니다. 호가이거나, 그 가격이 붙을 만한 사정이 따로 있는 물건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게 나왔습니다. 지분 평당가를 가르는 가장 큰 변수는 구역이 아니라 지분 크기 자체였습니다.
| 대지지분 | 거래 건수 | 지분 평당가(중위) | 총액(중위) |
|---|---|---|---|
| 10㎡ 미만 | 10건 | 1억 6,654만원 | 5.00억 |
| 10~15㎡ | 25건 | 1억 6,176만원 | 5.50억 |
| 15~20㎡ | 30건 | 1억 4,967만원 | 8.07억 |
| 20~30㎡ | 20건 | 1억 1,025만원 | 8.05억 |
| 30㎡ 이상 | 12건 | 7,807만원 | 9.14억 |
지분이 작을수록 평당 단가가 높습니다. 가장 작은 구간과 가장 큰 구간의 차이가 2.13배입니다. 총액은 5억에서 9억으로 1.8배밖에 안 벌어지는데 지분은 그보다 훨씬 크게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지분이 큰 매물일수록 “지분값”보다 총액 부담이 가격을 누르는 셈입니다.
그래서 구역끼리 비교하려면 지분 구간을 고정해야 합니다. 거래가 가장 두꺼운 10~20㎡ 구간으로 맞추면 이렇게 나옵니다.
| 지역 | 거래 건수 | 지분 평당가(중위) | 지분(중위) |
|---|---|---|---|
| 서계동 | 55건 | 1억 5,060만원 | 16.50㎡ |
| 청파동 1·2·3가 | 117건 | 1억 958만원 | 16.87㎡ |
| 후암동 (비교군) | 98건 | 9,763만원 | 15.79㎡ |
서계동이 청파동보다 1.374배 높습니다. 평당 4,102만원 차이입니다. 보도 사례로 짐작했던 방향과 배율(1.48배)이 실거래에서도 비슷하게 나왔습니다.
다만 그 이유가 사업 단계는 아닌 것 같습니다. 같은 지분 구간에서 연도별로 끊어 보면 이렇습니다.
| 연도 | 서계동 | 청파동 |
|---|---|---|
| 2024년 | 1억 3,143만원 (10건) | 9,475만원 (25건) |
| 2025년 | 1억 4,692만원 (19건) | 1억 880만원 (56건) |
| 2026년 | 1억 7,636만원 (24건) | 1억 2,755만원 (30건) |
| 3년 변화 | +34.2% | +34.6% |
두 곳의 상승률이 거의 같습니다. 이 3년 동안 청파1구역은 본공사 계약까지 갔고 서계 통합구역은 조합설립을 마쳤는데, 그 단계 차이가 가격 격차를 벌리지도 좁히지도 않았습니다. 두 동네는 처음부터 벌어져 있던 간격을 그대로 유지한 채 함께 올랐습니다.
그렇다면 서계동이 비싼 이유는 사업 진도가 아니라 다른 데 있다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서울역에 더 가깝다는 입지가 먼저 떠오르지만, 이 자료만으로 원인을 지목할 수는 없습니다. 구역별 글에서 지번 단위로 더 들여다보려 합니다.
이 집계의 한계. 연립다세대 매매만 담았습니다. 단독·다가구는 별도 API가 필요해 빠져 있고, 재개발 구역에서 단독주택 비중은 작지 않습니다. 또 동 경계와 구역 경계가 일치하지 않습니다. 청파1·2·3구역은 청파동 1가와 2가에 걸쳐 있어서 동 단위 숫자가 곧 구역 숫자는 아닙니다. 최근 두 달은 신고 지연으로 건수가 덜 찼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하나씩 다룰 것들
이 글은 지도에 해당합니다. 다음부터는 구역을 하나씩 열어 공식 자료를 직접 들여다볼 생각입니다. 구역마다 확인하려는 것은 대체로 이렇습니다.
조합이 공개한 문서. 정비사업 정보몽땅에는 조합별로 예산서, 월별 자금 집행 내역, 용역 계약서, 총회 의사록이 올라옵니다. 언론에 요약되지 않는 숫자가 여기 있습니다. → 확인 결과 조합원 전용이라 외부에서는 볼 수 없었습니다(공개 목록 0건). 대신 정비구역 지정 고시에 실린 추정 비례율 산출 근거로 돈 구조를 봤습니다. 5편: 서계동 재개발 2조 6,938억은 어디서 들어와서 어디로 나갑니까 · 청파2구역은 7편: 비례율 101.17%, 수입의 82%는 조합원이 냅니다 · 두 구역 평형별 분담금은 10편: 84㎡를 받으려면 감정가 5억 기준 분담금 9억대
구역 안의 실거래. 지번과 대지권면적이 붙은 거래 원자료로 지분 평당가 분포를 냅니다. 사례가 아니라 분포입니다. → 3편: 서계동에서 8억으로 살 수 있는 땅은 5.6평과 14.5평입니다
용도지역이 만드는 구역 안의 차이. 서계 통합구역은 제2종일반주거지역(법적 상한 250%), 제3종일반주거지역(298.86%), 준주거지역(400%)에 걸쳐 있습니다. 같은 구역 안에서도 내 땅이 어디 붙었느냐에 따라 조건이 달라집니다. 지번별 용도지역을 붙여 구역 안을 다시 쪼개 보려 합니다. → 4편: 서계동 땅 70.8%는 용도지역이 올라갔고, 2.9%는 내려갔습니다 (지정 전후 면적 조서와 실제 정비계획 용적률 246.91%. 지번별 쪼개기는 도면이 이미지라 아직 못 했습니다) · 청파2구역은 8편: 택지 전부를 2종 하나로 묶었습니다
지형. 서계동과 청파동은 경사지입니다. 서울시 자료도 급경사 보행환경 개선을 계획의 앞머리에 두고 있습니다. 고저차는 공사비와 단지 배치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 11편: 언덕 재개발의 비용은 땅 밑에 있습니다
일정의 실제 속도. 추진위 승인에서 조합설립까지 몇 달이 걸렸는지, 설계사와 정비업체를 언제 바꿨는지는 추진경과에 날짜로 남아 있습니다. 계획이 아니라 실적입니다. → 2편: 서계 통합구역 조합설립까지 448일, 추진위를 건너뛴 청파2는 600일
정리
- 서계동 안에 사업장이 두 개입니다. 33번지 일대는 2,714가구 재개발, 116번지 일대는 모아타운·가로주택입니다. 근거 법부터 다릅니다
- 서울역 서부 전체로는 여섯 곳이 동시에 진행 중이고, 단계는 청파3구역의 신속통합기획 확정부터 청파1구역의 통합심의 신청까지 넓게 벌어져 있습니다
- 세대수는 2,900에서 2,714로 6.41% 줄었는데 구역면적은 0.29%만 줄었습니다. 가구당 대지면적이 39.1㎡에서 41.6㎡로 늘어난 것으로, 땅이 깎인 게 아니라 평형 구성이 바뀐 쪽에 가깝습니다
- 실거래 원자료로 확인하니 지분 평당가를 가르는 건 구역이 아니라 지분 크기였습니다. 서계동에서 지분 10㎡ 미만은 평당 1억 6,654만원, 30㎡ 이상은 7,807만원으로 2.13배 차이입니다
- 지분 10~20㎡로 구간을 고정하면 서계동 1억 5,060만원, 청파동 1억 958만원으로 1.374배 벌어집니다. 다만 3년 상승률은 서계 +34.2%, 청파 +34.6%로 거의 같아서, 이 격차를 만든 것이 사업 단계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 보도에 실린 서계동 매물(지분 39㎡, 14억)의 평당 1억 1,867만원은 같은 지분 구간 실거래 중위보다 51.7% 높습니다
이 글의 수치는 2026년 10월 19일에 확인한 공개 자료 기준입니다. 정비사업은 인가 단계마다 계획이 바뀌므로, 실제 판단에는 해당 조합의 최신 공개자료와 구청 고시를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