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절차를 한 단계 줄인 구역이 더 오래 걸렸습니다.
서계동 33번지 일대, 그러니까 서계 통합구역은 2025년 4월 10일에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고 2026년 7월 2일에 조합설립인가를 받았습니다. 448일입니다.
걸어서 10분 거리인 청파2구역은 2024년 10월 31일 지정, 2026년 6월 23일 인가로 600일이 걸렸습니다. 이 구역은 추진위원회 단계를 통째로 건너뛰는 공공지원 직접설립 방식을 썼습니다. 단계를 하나 덜 거쳤는데 152일, 다섯 달을 더 쓴 셈입니다.
무엇을 재는가
정비사업의 속도를 말할 때 기준이 제각각이면 비교가 안 됩니다. 어떤 기사는 신속통합기획에 뽑힌 날부터 세고, 어떤 기사는 인가 신청서를 낸 날부터 셉니다. 청파2구역이 “초고속”으로 불린 근거도 인가 신청 접수 후 12일 만에 인가였습니다. 구청이 서류를 처리한 기간이지 사업이 굴러간 기간은 아닙니다.
여기서는 정비구역 지정 고시일부터 조합설립인가일까지로 맞췄습니다. 두 구역 모두 공식 문서에 날짜가 남아 있고, 그 사이가 주민 동의를 모으고 조합을 세우는 구간이기 때문입니다.
서계 통합구역이 지나온 날들
정비사업 정보몽땅의 추진경과와 서울시 고시에 남은 날짜를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 시점 | 단계 | 직전 단계부터 |
|---|---|---|
| 2023.04.21 | 신속통합기획 착수 | — |
| 2024.06.24 | 기획 가이드라인 확정 | 430일 |
| 2025.04.10 | 정비구역 지정 고시 (서울시 고시 제2025-188호) | 290일 |
| 2025.11.28 |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 (동의율 76.48%) | 232일 |
| 2026.04.25 | 창립총회 | 148일 |
| 2026.07.02 | 조합설립인가 | 68일 |
글 상단의 그림이 아래 세 구간을 청파2구역과 나란히 놓은 것입니다.
추진위원회를 세우는 데 232일, 거기서 창립총회까지 148일, 총회에서 인가서를 받기까지 68일이 걸렸습니다. 뒤로 갈수록 짧아집니다. 주민 동의를 모으는 구간이 길고, 서류가 행정으로 넘어간 뒤는 빠릅니다.
그 사이에 용역업체도 정했습니다. 정비업체는 화성씨앤디가 2026년 1월 9일 선정됐고 2월 2일과 5월 27일에 선정·계약 기록이 다시 올라옵니다. 설계는 에이앤유디자인그룹이 4월 25일 창립총회와 같은 날 선정돼 7월 15일에 계약 변경이 기록됐습니다.
절차를 줄이면 빨라지는가
청파2구역은 추진위원회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용산구청이 공공지원 정비사업전문관리 용역을 발주하고, 주민협의체가 바로 조합 설립으로 갔습니다. 서계가 232일을 쓴 구간이 제도적으로 없는 셈입니다.
그런데 결과는 600일이었습니다.
| 서계 통합구역 | 청파2구역 | |
|---|---|---|
| 정비구역 지정 | 2025.04.10 | 2024.10.31 |
| 조합설립인가 | 2026.07.02 | 2026.06.23 |
| 걸린 날 | 448일 | 600일 |
| 추진위원회 | 거침 (232일) | 건너뜀 |
| 조합설립 동의율 | 약 76% (2,012명 기준) | 80.39% (1,408명 중 1,132명) |
단계를 하나 없앴는데 152일이 더 들었습니다. 동의율은 오히려 청파2가 4%p 넘게 높습니다.
왜 이렇게 됐는지는 공개된 자료만으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청파2구역은 용역 발주와 주민협의체 구성이라는, 추진위원회를 대신하는 과정을 따로 거쳤습니다. 서류상 단계가 사라졌다고 해서 주민 의견을 모으는 시간까지 사라지지는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 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절차를 줄였다”가 곧 “빨라졌다”는 뜻은 아니었다는 사실 하나입니다.
진짜 오래 걸린 곳은 조합 단계가 아니었습니다
서계 통합구역을 신속통합기획 착수일부터 세면 조합설립까지 1,168일, 3년 2개월입니다. 이 중 정비구역 지정 전에 쓴 기간이 **720일로 61.6%**를 차지합니다.
기획 착수에서 가이드라인 확정까지 430일, 거기서 구역 지정 고시까지 290일. 주민들이 추진위를 꾸리고 조합을 세우는 데 쓴 448일보다 앞 단계가 더 길었습니다.
조합설립 소식이 전해질 때 시계가 막 돌기 시작한 것처럼 읽히지만, 실제로는 그 전에 이미 2년이 지나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조합원 한 사람당 몇 가구인가
규모를 보는 방식도 나눠볼 수 있습니다. 두 구역의 공급 계획을 조합원 수로 나누면 이렇게 됩니다.
| 서계 통합구역 | 청파2구역 | |
|---|---|---|
| 구역면적 | 112,953㎡ | 82,558㎡ |
| 공급 세대 | 2,714가구 | 1,905가구 |
| 토지등소유자 | 2,012명 | 1,408명 |
| 소유자 1명당 공급 | 1.349가구 | 1.353가구 |
| 1ha당 가구 수 | 240.3가구 | 230.7가구 |
거의 같습니다. 그런데 청파2구역은 1,905가구 중 407가구가 공공임대라고 공개돼 있습니다. 이걸 빼면 1,498가구가 되고, 소유자 1명당 1.064가구로 떨어집니다.
조합원이 한 채씩 받고 나면 남는 몫이 크지 않다는 뜻입니다. 일반분양 물량은 사업비를 충당하는 재원이라, 이 숫자가 작을수록 조합원 부담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서계 통합구역은 가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정비구역 지정 고시(서울시 고시 제2025-188호) 본문에 분양 계획이 세대 단위로 적혀 있습니다.
| 구분 | 세대수 |
|---|---|
| 조합원 분양 | 1,690 |
| 일반 분양 | 413 |
| 재개발임대 | 400 |
| 국민주택규모 임대 | 188 |
| 오피스텔 일반분양 | 246 |
| 합계 (오피스텔 제외) | 2,691 |
토지등소유자 2,012명 중 조합원 분양은 1,690세대로 잡혀 있습니다. 나머지 322명, 16.0%는 분양을 받지 않는 것으로 계산돼 있다는 뜻입니다. 현금청산이나 분양 미신청을 미리 반영한 것으로 보이지만, 고시에 이유는 적혀 있지 않습니다.
일반분양 413세대를 소유자 수로 나누면 0.205가구, 조합원 1명당 일반분양 0.2채가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청파2구역도 정비구역 지정 고시(서울시 고시 제2024-519호)에 조합원 분양 1,366세대, 일반분양 132세대가 적혀 있습니다. 일반분양을 소유자 1,408명으로 나누면 0.094가구로 서계의 절반이 안 됩니다. 임대를 뺀 1,498세대를 소유자로 나눈 1.064가구와 견주면 서계는 (1,690+413)÷2,012 = 1.045가구로 조금 낮습니다. 청파2의 돈 구조는 7편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총 2,714가구만 보고 “일반분양이 700가구쯤 나온다”고 셈하면 실제 계획 413보다 300가구 가까이 어긋납니다.
정정 (10월 22일). 처음 발행한 글에는 “서계 통합구역은 공공임대 세대수가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고 적었습니다. 틀렸습니다. 고시 PDF를 열어보지 않고 보도만 보고 쓴 탓입니다. 고시 본문에는 임대 588세대뿐 아니라 조합원 분양 1,690세대, 일반분양 413세대까지 명시돼 있어 위와 같이 고쳤습니다. 고시의 세대수(2,691)와 조합설립인가 기준 세대수(2,714)가 23세대 다른데, 분양·임대 구분은 고시에만 있어 그쪽을 썼습니다.
정정 (10월 27일). “청파2구역은 공개된 자료가 임대 407세대뿐”이라고 적었는데, 청파2 고시에도 조합원 분양 1,366세대와 일반분양 132세대가 나와 있었습니다. 같은 실수를 청파2 쪽에서 한 번 더 했습니다. 고시 숫자로 고쳤고, 1.064가구라는 계산은 그대로입니다.
이 글이 확인하지 못한 것
세대수는 아직 움직이는 숫자입니다. 서울시 가이드라인의 약 2,900세대가 인가 기준 2,714가구로 186세대, 6.41%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구역면적은 0.29%만 줄었으니 땅이 깎인 게 아니라 평형 구성이 바뀐 쪽입니다. 사업시행인가에서 다시 바뀔 수 있습니다.
동의율 76.48%와 “약 76%“는 다른 시점의 숫자입니다. 앞은 2025년 11월 추진위 승인 때, 뒤는 2026년 7월 조합설립 때입니다. 분모인 토지등소유자 수도 그 사이에 달라졌습니다.
청파2구역의 세부 날짜는 일부만 공개돼 있습니다. 주민협의체 구성일과 창립총회일이 확인되지 않아 서계처럼 구간을 쪼갤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림에서도 한 덩어리로 뒀습니다.
두 구역은 조건이 같지 않습니다. 면적도 소유자 수도 지형도 다릅니다. 숫자 하나로 어느 쪽 방식이 낫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정리
- 서계 통합구역은 정비구역 지정에서 조합설립인가까지 448일, 청파2구역은 600일이 걸렸습니다
- 청파2는 추진위원회 단계를 건너뛰는 방식을 썼는데도 152일이 더 들었습니다. 절차를 줄인 것이 기간 단축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 서계 통합구역이 기획 착수부터 쓴 1,168일 중 61.6%인 720일이 구역 지정 전에 쓰였습니다. 조합 단계가 긴 것이 아니라 그 앞이 길었습니다
- 소유자 1명당 공급은 두 구역 모두 1.35가구 수준이지만, 공공임대를 빼면 청파2 1.064가구, 서계 1.045가구로 내려갑니다. 서계는 고시에 조합원 분양 1,690세대, 일반분양 413세대로 적혀 있어, 소유자 2,012명 중 322명(16.0%)은 분양을 받지 않는 것으로 계산돼 있습니다
이 글의 날짜와 수치는 2026년 10월 21일에 확인한 공식 고시와 공개 자료 기준입니다. 정비사업은 인가 단계마다 계획이 바뀌므로, 실제 판단에는 해당 조합의 최신 공개자료와 구청 고시를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